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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사 출신 보험설계사가 말하는 일과 삶

푸르덴셜생명 최지인 세일즈매니저 인터뷰
약사 출신으로 ‘차별화’ 고민하다 보험업 입문
“경영 능력 키워 미래의 푸르덴셜 사장 꿈꿔요”


약사 출신 보험설계사. 화려한 경력 이면에는 단순히 수치상으로 말하기 어려운 어려움이 있다. “미래가 보장된 사람이 왜 영업 현장으로 뛰어드느냐”는 말도 이제는 익숙하다. 벌써 6년차, 이제는 보험업계에서 입소문도 제법 났다. 
 
최지인 푸르덴셜생명 세일즈매니저(SM)다. 지난 2013년 이 회사의 라이프플래너(LP)로 입사해 지금은 LP를 관리하는 매니저로 일하는 약사 면허 소지자다. 물론 약국에서 일하지는 않는다. 우먼스플라워가 최 매니저를 만나 일과 삶에 대해 물어봤다. 이하는 일문일답. 
 
-당신은 누구인가. 
 
“푸르덴셜생명에서 6년 동안 일한 보험설계사다. 사내 직함으로는 라이프플래너를 거쳐 세일즈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보험 업계에서는 첫 약사 면허 소지자로 알고 있다. 푸르덴셜에서 일하기 전에는 약국을 10년간 경영했다.”
 
-약사는 보장된 직업으로 통하는데, 왜 보험설계사가 됐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약사를 하면서 일상에서 항상 느끼는 답답함과 불안감이다. 어떤 분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데 무슨 불안감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약국도 엄연히 자영업자다. 치열한 경쟁이 존재한다.

 

약국을 운영하면서 ‘우리 약국과 경쟁 약국과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하고 떠올려 보니 못 찾겠더라. 의약분업 이전이라면 동네에 ‘저 약국 약사가 조제하는 감기약 먹으면 정말 잘 낫더라’는 입소문이 나면 약국 운영이 잘 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의약분업 이후 세대다. 오히려 요즘 약국의 차별화 포인트는 병원과의 거리, 심지어는 병원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와의 동선 등이다. 또한 병원 이전이나 건물주 재계약 여부도 약국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다. 정작 약국 운영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에서 약사는 빠져 있었다. 그런 현실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다.
 
또한 내가 근무약사로 일하는 경우도 생각해 봤다. 40대 후반의 여자 약사가 근무약사 채용 시장에서 고용주 약사님들께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면허만 있다고 해서 평생 직장이 보장되는 건 맞는 걸까? 그러던 중 보험설계사를 선택했다.”
 
-푸르덴셜생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우선 내게 이 직업을 권한 사람이 내가 보험을 가입할 때 담당한 푸르덴셜의 LP 밖에 없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약사인 나에게 보험설계사를 하라고?’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떤 자신감에서 자기 직업을 남에게 권할 수 있나 싶기도 했다. 내 담당 LP는 ‘푸르덴셜에는 포항공대 박사도 있다’는 말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보험 영업은 중년 여성들이 가사를 돌보면서 주변인에게 하나씩 권하는 것’이라는 편견은 현장을 알면서 깨졌다.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 및 방문하고, 보험의 의미를 설득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또 10년차가 넘는 설계사들이 많다는 점도 고려 요소였다.”
 
-적응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우선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를 매일 고민했다. 일을 하는 이유는 생계, 자기계발, 사회공헌 등 다양하다. 나는 나의 성장이 직업을 선택할 때 주된 목표다. 또 내 성장이 내가 속한 사회의 구성원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일을 기꺼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었다. 만약 회사가 내게 당장 나가서 지인들에게 보험을 영업하라고 했다면 이 일을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2년간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세일즈 프로세스의 과정을 다듬고 완성해 가는 것을 교육을 받았다. 
 
입사 후에는 내 교육을 담당한 선배와 많은 언쟁도 있었다. 2~3개월간은 시니어매니저와 함께 일을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번은 아침에 일정과 상담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에 의견차이로 서로의 기분이 상한 적이 있었다. 회의를 마치면 함께 외근을 나가야 하는데 불편해서 각자 따로 이동해서 약속장소에서 만나 고객 상담을 하고 다시 각자 돌아왔다. 물론 돌이켜 생각해 보니 오전 회의 때 선배의 말이 맞더라.(웃음)”
 
-약사 출신이라는 것이 보험설계사로 일하는데 도움이 되나. 
 
“오히려 약사 출신이라는 것이 성장에 방해가 된다. 일단 일이 잘 안되거나 하면 약사 면허를 또 다른 보험이라 생각한 적도 있다. 물론 고객에게 좀 더 질병관련 보장을 설명하는데는 전문적일 수 있고 신뢰를 얻는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세일즈는 전문성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말을 들었느냐가 중요하다.”
 
-고객 관리 비법이 있다면. 
 
“없다. 잊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한다. 보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누구나 혜택을 보지는 않는다. 보장성 보험을 예로 들어본다면, 혜택을 본다는 것은 안 좋은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음도 안 좋은데, 보험마저 배신하면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보험금 청구나 타사 보험에 대한 문의가 있을 때 좀 더 전문적인 보험 전문가로 설명해 주고 프로세스를 알려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요일마다 다른데 월요일이 가장 바쁘다. 대개 오전 7시에 출근한다. 이후 8시부터 매니저 미팅, 에이전시 미팅, 팀 미팅 등을 치른다. 10시 30분 정도까지 회의를 하고 30분 가량 정리를 한다. 이후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개별적인 미팅을 진행한다. 오후 미팅 때는 한 주나 한 달간의 전략이나 현안을 다룬다. 오후 7시에는 귀사를 하지 않는 LP들과 통화하거나, 일정 정리를 한다. 대개 오후 9시에 퇴근한다.
  
LP와 SM의 역할도 다르다. LP는 현장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고객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반면 SM은 LP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신규 LP 영입도 맡는다. 이 때문에 직무가 사뭇 다르다.”
 
-향우회나 동창회, 동호회 등을 자주 나가나.
 
“노력은 하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 자주 나가지는 않는다.”
 
-자기 계발은 어떻게 하나.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를 하기가 힘들어서, 주로 아침에 하는 조찬강연을 듣는다. 보험설계사들은 만나는 고객이 다양해서 다양한 분야의 식견이 필요할 때가 많다. 또한 조찬강연에서 참석한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 들으면서 얻는 소식도 많다.”
 
-최근 성균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는데.
      
“나는 40대지만 아직 꿈이 있다. 내 꿈은 푸르덴셜생명 사장이 되는 것이다. 좋은 회사라는 것은 알겠으니, 나중에 내가 경영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를 위해 고객 중에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했다. 교수님께서는 경영대학원을 가서 경영 실무에 대한 것을 공부하는 것을 권유하셨다. 
 
또한 MBA를 통해 보험영업이 힘들다고 하는데 왜 힘든지를 학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다. LP에서 SM으로 직종을 변경하면 팀 관리와 경영 스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목적도 있었다. 2년간 공부를 통해 보험시장을 해석하는 지혜도 조금 생긴 것 같고,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시간관리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내년 가을 박사과정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은 왜 필요한지 설득해 달라.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있다. 약사와 보험설계사가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약을 살 때는 어디가 아픈 것이다. 이를 정상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약을 먹는다. 약사는 곧 환자에게 회복탄력성을 주기 위해 약을 건네는 것이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보험이 필요한 순간은 내 삶이 정상상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한 정상상태는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험을 통해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바로 보험이다. 
 
보험설계사로서 나는 고객과 상담을 하고 또 보장 내역을 전달할 때 ‘만약 고객이 이 보장을 받게 될 때 삶에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확인을 여러 차례 한다. 
 
-주부들에게 보험설계사는 어떤 직업인가. 
 
“내 친구 중에 보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친구가 있다. 작년쯤 내게 자신도 이 일을 해 보면 어떠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더라. 사실 이유는 짐작이 갔다. 아이는 커가면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육아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화려했던 과거나 성공했던 옛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생긴다. 
 
하지만 사회는 경력보유여성과 함께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진 경력은 이제 과거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주부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다. 나는 이런 경력보유여성들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직업으로서 LP를 추천한다. 

 

물론 잘 하려면 필요한 요소가 두 가지 있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와 체계적인 시간관리다. 우리 회사에는 워킹맘도 많고, 대학원 병행자도 많다. 시간 관리는 내가 하는 것이고, 한정된 시간에 집중을 잘 해야 일도 잘 한다. 또한 회사에서 트레이닝을 잘 받아야 한다. 보험 영업은 친화력이나 인맥, 화술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진정성을 얼마나 세일즈 프로세스에 녹여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그래야 OO이 엄마가 아니라 OOO 보험설계사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다이렉트 보험 전성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비대면서비스는 따라올 수 없는 설계사만의 강점이 있다면.
 
“요즘 AI로 보험을 판매한다고 해서 앞으로는 보험설계사가 사라질 직종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동의한다. 다만 단서가 있다. 제대로 된 가치를 전달하지 않는 보험사와 보험설계사는 사라질 것이다.

 

비대면서비스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 보면, 보장에 대한 상담과 중대질병의 진단금과 사망보험금만큼은 LP가 직접 청구한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다. 양육비나 생활비 등 산술적인 공식 외에, 인간만이 생각할 수 있는 보험료와 보험금에 대한 감(感)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게 보험금이 이만큼 필요하다고 기계가 단정할 수 있겠는가.”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보험영업 힘들다. 거절이 가장 힘들다. 나 역시 고객의 거절이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거절을 받지 않는 성장은 없다. 근육을 단련한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노력한다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