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피플/오피니언

이상기후의 역습, 변화는 당신의 실천과 관심에서 시작된다 

[당신이 희망입니다⑤] 이우리 서울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
대학생 후원회원으로 활동 중 환경에 대한 인식 커져 활동가 입문
“이상 기후는 대물림…지금 내뿜은 이산화탄소는 후손에게 피해”
“현실이 절망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좌절에 머물러 있으면 안 돼”

URL복사


이상기후의 역습이 일상이 되고 있는 시대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홍수와 수해로 인명이 희생되고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동남아에서 볼 법한 스콜 같은 집중 호우가 서울 시내를 강타하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멀리서는 그린란드 등의 북극 빙하와 만년설이 몇 톤씩 녹아내린다는 뉴스,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다가온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환경에 무심하다. 기후변화의 중요성이나 지구온난화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그리고나면 일회용 빨대를 무심결에 쓰는 것도 오늘날의 현대 한국인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감시와 계몽, 행동 등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로 서울환경연합이 꼽힌다. 1980년대 환경 운동을 이끌어온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 공해추방운동청년협의회, 공해추방운동연합 등을 통합해 1993년 창립한 환경운동연합의 서울 지부로, 서울 지역에서 환경 운동과 입법 활동, 환경보호 교육, 환경범죄 감시 등을 전개한다. 
 
서울환경연합에서 온실가스 줄이기나 플라스틱 안 쓰기, 온라인 행동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현장에서 활동을 전개하는 젊은 리더 중에 이우리 기후에너지팀장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이 팀장은 50명의 시민과 기후위기를 알리는 ‘동네방네기후액션 시민실천단’ 활동의 실무를 총괄하며 정치인들의 환경 인식 개선과 입법 및 정책과정에서 반영을 촉구해 왔다. 
 
우먼스플라워는 최근 서울 누하동 서울환경연합 사무실에서 이 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괄호 안은 편집자 주.)
 
Q. 기후변화에 대해 중요성은 알지만, 정작 무슨 문제인지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왜 우리는 기후변화를 대비해야 합니까. 
 
“사람들은 기후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교육의 산물이지요. 사실 초등학생들도 지구온난화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어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 가면서 성인으로서 내 미래를 고민하다보니, 당시에 배웠던 지구온난화와 내가 지금 체감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다르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특히 올해 폭우는 장마가 아니라 기후변화라는 뉴스 때문에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지요. 
 
지금까지는 (기후변화) 문제가 와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체감하는 문제가 됐죠. 10년, 20년 뒤 미래에는 정말 현실이 될 것입니다.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죠. 그래서 시민과 정부 차원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서울환경연합은 어떤 곳입니까. 
 
“환경운동연합은 1993년 생겼습니다. 1980년대 울산 등을 중심으로 산업화로 인한 공해, 재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을 중심으로 환경을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생겼고, 이 움직임이 모여 환경운동연합이 생겨났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는 전국 53곳의 지역 조직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서울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세 가지 비전이 있습니다. 한강의 생태, 자연성 회복 운동이 있고요. 기후위기 대응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플라스틱 저감 등 시민과 함께 하는 환경운동도 진행합니다.”
 


Q. 팀장님은 서울환경연합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환경활동가로서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나 사명감 등이 궁금합니다. 
 
“20대 초반부터 대학생 후원자로서 관심을 가졌어요. 뉴스레터를 지속적으로 받아봤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계속 커졌죠. 이후 활동가로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Q. 환경단체 활동가로 일하시면서, 여성이라서 겪는 장단점이 있나요. 
 
“따로 없습니다. 성별도 반반이고요. 내부 조직 체계 자체가 성별에 국한돼 있지 않고, 연차가 (논의 등을 할 때) 무관합니다. 조직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회의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연차가 낮더라도 누구나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주제는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이슈로 이어졌다. 코로나19는 우리 보건은 물론이고 일회용품 사용에 있어서도 위기다. 몇 년동안 어렵사리 실천해온 다회용기 사용이 위생을 핑계로 한 번에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Q.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방역이나 보건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일회용품을 마구 사용하는 등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이슈는 작년 말부터 뜨거워진 주제죠. 바다에서 플라스틱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기도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사용에 규제를 한다면,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빨대는 이제는 ‘뺄 때’입니다. 일회용품에 쓰기도 너무 쉬운 빨대를 규제해야 합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빨대 이제는 뺄 때’라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하루 빨대 사용량은 1.3개로 1.5개인 미국보다는 적지만 호주의 0.4개나 영국의 0.3개보다는 훨씬 많다.)
 
Q.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운동에도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같은 취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환경운동도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환경운동의 양상이나 방향은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환경운동은 특히나 오프라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서울환경연합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죠. (비대면 시대의 한계가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주의 온라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대면ㆍ온라인 활동을 한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된다면 주민과의 오프라인 만남 역시 중요한 축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Q. 최근 그린란드 등의 빙하가 녹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홍수가 나는 등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집중호우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상 기후는 대물림입니다. (지금의) 이상기후는 나의 부모세대가 내뿜은 온실가스에 의한 피해입니다. 지구 시스템상 (온실가스를 내뿜은 뒤) 20~30년 후에 기후 이상현상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지금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미래 후손들에게 피해를 끼치겠죠. 
 
우리는 경제발전으로 인해 이전보다 편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목메고 있다가는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이후의 세대는 더 큰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또한 올해 폭우는 중국의 홍수로 인한 영향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기후위기 역시 우리에게 악영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지구가) 경고하는 것이지요.”
 
Q. 주부들이 집에서 손쉽게 알 수 있는 환경실천 액션플랜이나,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부 유권자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2월부터 사람들을 모아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피켓을 들면서 행동에 들어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죠. 그 대신 기후위기실천안내서를 블로그 등을 통해 배포했습니다. 안내서 60종 중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회의원에게 투표하라는 안내를 담기도 했어요. 
 
또 에어컨 덜 쓰기 같은 작은 실천방안도 있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5~50%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 수준으로 줄여야 (미래에) 기후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또 플라스틱을 안 쓰기 위해 다회용기, 면 생리대 등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미 생활화된 텀블러나 에코백 같은 것을 생각해 보면 쉽죠.”
 
Q. 끝으로 저희 독자들을 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연대의 메시지를 남겨 주십시오. 
 
“솔직하게 절망스러운 측면도 있습니다. 정부는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정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석탄발전소를 없애려는 계획은 없어요. 목표치도 없죠. 국가전력기본수급에 따르면 2035년까지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고, 지금도 건설 중입니다. 에너지 전환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여성과 남성,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고 있는 위기입니다. 재작년, 작년의 미세먼지 사태를 생각해 보세요. 나는 물론이고 나의 아이, 나의 가족이 피해를 입었어요. 기후위기는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를 위협할 것입니다. 올 겨울, 내년 여름에는 어떤 기후위기가 다가올까요. 
 
지금이라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가가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하고, 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좌절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됩니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행동에 들어갑시다.”

 

 


◇친환경비누 선물=우먼스플라워는 이우리 팀장에게 친환경 비누를 선물했다. 적어도 환경운동가에게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ㆍ사용을 마치면 폐기물이나 잔해가 안 남는 것)’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는 물건을 의식적으로 애용하기를 권한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ㆍ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