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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교회 언니 출신 교수가 전하는 미드라쉬적 성서 읽기 

[서평] 성서 속 여성이 보내온 편지


 
성서에는 좋은 말씀이 가득하다. 그걸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성서를 읽다보면 여성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는 것이고, 때로는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어찌할바 없는 것일까. 하나님은 왜 성서에 나오는 많은 딸들에게 나타나 구해주지 않으셨던 것일까. 

 

여성 기독교인으로서 한 번은 가져볼 법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무엇일까. 강남대 기독교학과에서 봉직 중인 백소영 초빙교수의 고민이기도 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학사 및 석사)를 거쳐 미국 보스턴대에서 기독교사회윤리학 박사를 받은 백 교수는 문자 그대로 ‘교회 언니’다. 
 
하지만 그런 백 교수 역시 경력단절의 시기를 겪었고, 아이를 키우는 동안 성서 묵상하기를 진행했다. 그 당시 백 교수는 여성주의 입장에서 성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여자는 종인가? 레위인의 첩이 잔인하게 찢기는 동안 하나님인 여호와는 어디 계셨는가 하는 물음이다. 
 
그런 백 교수가 천착한 것은 미드라쉬적 성서 읽기다. 미드라쉬는 히브리어로 ‘주석’이라는 뜻이다. 성서의 텍스트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 행간에 대해 상상하고 채워넣는 것이다. 백 교수는 2018년 봄부터 1년 동안 다양한 여성과 소수의 남성 평신도와 함께 미드라쉬적 성서 읽기를 하고 또 꾸준히 논의했다.
 
이 책은 백 교수의 미드라쉬적 성서 읽기를 통한 묵상의 내용을 서울YWCA 회보에 소개해왔던 것을 단행본으로 꾸린 것이다. 책에서는 하와, 하갈, 드보라 등 성서에 나온 여성들도 다룬다. 백 교수는 머리말에서 “신앙 선배들이 머리에 새기고 가슴에 담았던 성서 해석에 우리의 시각과 의미를 더하면서, 다른 이의 해석에 귀기울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셨던 계시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함께 알아가기를 원한다”고 적었다. 
 
책의 내용은 다소 어려우면서도 여러 차례 곱씹어볼만한 이야기들로 꾸려져 있다. 아이를 등원시킨 뒤 한 장씩, 두 장씩 다시 되새겨보려고 한다. 
 
우먼스플라워 박종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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